솔직한 마음을 씁니다. 저는 지금 오송역으로 향하는 SRT를 타고 있습니다. 수서역으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캐리어를 들고 나와 지하철을 탔습니다. 이른 시간 지하철 타는 것은 아주 오랜만이라 조금 걱정했습니다. 저의 커다란 캐리어가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까 싶어서요. 불편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쪽에 서 있기도 했고 열차의 움직임에 캐리어가 흔들리지 않도록 꽉 잡고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캐리어를 꽉 잡고 서 있으려 했는데 바쁜 출퇴근 시간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것 자체가 민폐인 것 같아 캐리어를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걷기도 했습니다. 이른 아침 지하철을 오랜만에 타며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지 생각했습니다. 이 열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 모두 도착한 곳에 자기 자리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일하고 싶었던 곳에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풀타임 잡은 아니고 짧은 시간 일하는 그런 곳입니다. 면접 대상자에게 개별 메일을 준다고 했는데 메일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넣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약간의 기대는 있습니다. 떨어지더라도 소식은 온다면 좋겠습니다.
4월 초 마지막으로 면접을 보고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력서를 넣었지만 불합격 소식을 빠르게 들은 곳도 있습니다. 여러 번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하면서 갈수록 불안해집니다. 동시에 갈수록 담담해집니다. 문득 어떤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집니다. 라이선스, 자격증 같은 것이 있는 사람들이요. 그걸 얻어내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고통을 보냈을 사람들이 대단해집니다. 하나의 자격증을 얻는 일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 같습니다. 저 역시 적지 않은 고통을 보냈는데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또 마음이 어둠이 됩니다. 내가 겪은 고통은 그들에 비해 별로 어려운 것들이 아니었는지 비교하게 되고요. 이런 생각은 저를 끊임없이 어둠으로 밀어 넣습니다.
저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생활이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간간이 들어오는 인세와 강연비 등 글쓰기와 여러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더 많은 수입이 있어야 하지만 들어오는 수입에 감사하며 저를 위한 투자 시간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때의 일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칩니다.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안정적 수입이 필요합니다. ‘작가’ 이성혁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있어야 할지 모르지만 그전까지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여러 일을 구하고 있습니다. 근데 뭐 그게 잘 안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계속 해봐야겠죠.
세종시는 처음 갑니다. 오늘이 세종대왕이 태어난 날이라 세종시에서 책 축제가 오늘, 내일 열립니다. 여러 출판사가 초청되었는데 저의 ‘숲물결’도 초청되었습니다. ‘숲물결’이 혼자만 이야기하는 출판사가 아니라 세상에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7월에는 전주에도 갑니다. 9월에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참여하고요. 여러 행사가 준비되어 있어 기대됩니다.
세종에 도착해 부스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평일이라 부스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부스에 앉아 있습니다. 해가 너무 뜨거워서 머리카락이 타버릴 것 같지만 이곳에 앉아서 독자를 기다리는 것이 제 일인걸요.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싶은 마음입니다.
릴스를 시작했습니다. 정성을 많이 들인 영상은 아니지만 진심은 많이 담아서 그때그때 용기 내서 만들고 있어요. 매일 용기 내지만 쉽지 않네요. 그래도 더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제 책을 알리고 싶어서요.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근사하게 올려야 할까 고민하다 릴스를 아주 잘 올리는 친구에게 도움을 구했더니 그냥 올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올렸습니다. 많은 사람이 재밌어해 주시는 것 같아서 저도 재밌습니다. 알고리즘을 타서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면 좋겠어요.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가장 큰 즐거움은 반응인 것 같아요. 조회수, 좋아요 수를 보며 즐거워합니다. 댓글은 저를 더 즐겁게 하고요. 이게 꼭 책을 만들고 나서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반응 보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에게 관심 받고 싶습니다. 제가 이렇게 관심을 좋아하는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음 책은 어떤 책을 만들어 볼까 하는 것처럼 다음 영상은 어떤 영상을 만들까 고민을 순간순간합니다. 미숙하고 내용도 없지만 즐겁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많이 관심 주세요. 여럿 언팔도 당하고 있습니다. 제 방식이 틀린 걸까 상처받지만 그래도 저를 믿고 가보려고요.
요즘 어떻게 지내? 괜히 반말로 안부를 묻습니다. 여러분의 안부가 궁금합니다. 계신 곳에서 산뜻하시길 바라요.
2026년 10월 15일
여러분이 궁금한 성혁